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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8-08 05:48
황염수 - 빨간 한송이 장미
 글쓴이 : 최고관리자 (222.♡.91.234)
조회 : 3,318  

황염수 - 빨간 한송이 장미

장미는 여러 색깔을 가졌다. 빨강,핑크,하양,노랑,블루 그리고 또 다른 색이 존재한다. 장미는 색깔에 따라서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내가 느끼는 장미는 강렬하고 단순하며 낭만적이다. 돌려서 말하지 않는다. 빨간색 장미를 보면 열정과 뜨거움이 느껴지며 가슴이 뛴다. 고교 1학년 첫 미팅에 나가 이쁜 여학생들 앞에서 녹는 아이스크림을 그저 바라만 보던 시절의 색감이다.

7년전 회사를 운영하면서 스트레스가 쌓이면 자주 찾던 곳이 인사동이었다. 나이도 같고 말끔하고 상쾌한 박형민 대아갤러리 실장을 만나면 즐거웠다. 그의 순수함과 서울출신의 명쾌하고 단순한 어투가 좋았다. 친구처럼 미술에 관한 이야기도 하고 그에게서 미술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화랑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서 술도 한잔했는데 막걸리와 소주에 익숙한 나에게 생소했던(?) 바를 데리고 가서 레드와인과 치즈를 사주었다.

박실장은 친구처럼 호기심 많은 나에게 지금은 보기 어렵지만 천경자 선생님의 작품도 보여주고 여러 작품들을 보여주면서 미술의 세계로 안내를 했다. 어느날 자신이 좋아하는 장미가 있다고 해서 몰래 보여주었는데 뚜렸한 외곽선과 빨간 장미의 정열이 그려진 황염수 선생님의 장미 작품이었다. “박실장님! 이 거 딱 내꺼네” 박실장은 “사장님 이건 안파는 거예요.” “내 아끼는 소장품인데...” 아이 “오늘 뭐먹을까요? 좋아하는 레드와인과 치즈 그리고 먹고 싶은 것 있으면 말해보쇼” 그는 나에게 여인 작품에 빨간 장미를 주었다.

황염수 선생님은 평양출신으로 이중섭선생님과 친하셨다고 하며 젊은 시절에는 선생님을 했고 40년간 장미를 그려서 장미의 작가로 불리셨다. 그 당신 87세이셨고 박실장은 그분 댁에 가서도 그림을 받아오기도 했다고 한다. 그림을 구입하면 그 작가에 대해 알고 싶어지고 호기심이 많이 간다. 박실장으로부터 황염수 선생님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들을 수 있던 것이 즐거웠던 추억으로 남아있다. 2년전인 2008년 7월22일 별세하셨는데 그분은 돌아가셨어도 컬러풀한 장미들은 컬렉터들과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남아있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은 중고등학생정도면 할 수 있다. 실제 장미를 자신의 생각으로 다시 탄생시키는 것이 어렵고 여기에서 미술의 즐거움이 있는 것이다. 뚜렷한 윤곽선과 실제 장미보다 더 빨간 것은 새로운 장미의 탄생이다. 즉 황염수의 장미가 태어난 것이다. 장미를 그려보라고 한다면 많은 장미들이 나올 것이나 자신의 주관과 개성이 들어가서 새롭게 탄생해서 많은 사람들의 탄성을 얻기란 쉽지가 않은 것이다. 여기에서 독특한 황염수의 장미는 존재의의가 있는 것이다.

나는 그림을 보면 그린 분의 성격과 생활모습을 추측해본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맞아떨어진다. 사람의 얼굴과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을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뚜렸한 윤곽과 거침없는 선은 황염수 선생님의 성격이 끊고 맺는 것을 잘하는 타입이라고 생각된다. 6.25이후에 남쪽으로 내려오셨으니 그 때 그분들처럼 강하고 억세지 않으면 살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장미를 짙게 그린 것도 그렇게 생각한다. 빨간 장미는 정열을 상징한다. 이분을 뵈었으면 가장 단순하고 명쾌하고 솔직하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했을 것이다.

요즘은 박형민 실장님이 갤러리 이외에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자주 못만나고 있지만 가끔 전화도 하고 레드와인에 화이트 치즈를 먹으면서 옛날 추억을 이야기한다. 세월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먼 옛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취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에 쌓여서 우리의 사랑이 사라진다해도... 이렇게 세월은 가고 추억은 남는가보다.

2010년 8월8일 일요일 매미가 울고 창밖에는 옅은 스카이블루에 짙은 회색빛 구름이 떠있다. 아침 5시35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