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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9-21 00:41
천경자 - 1965년 12월22일(수) 동경의 시바파크호텔에서 온 편지
 글쓴이 : 최고관리자 (124.♡.0.82)
조회 : 3,059  

천경자 선생님은 여러가지로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수필집에서 볼 수 있는 수려한 언어와 말에 색감을 입힌듯한 표현들 하며 솔직한 모습이 그렇다. 1924년 태어나신 선생님이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 일본화과를 졸업하고 귀국하여 결혼한 것이 1944년이었다. 그렇다면 고향인 고흥초등학교에서 6년과 광주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에서 6년 12년을 식민지 교육을 받았으며 그후 일본에서 2년간 공부했다는 것이 된다. 천부적으로 글쓰는 솜씨가 있었다거나 아니면 학창시절에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감성을 키웠을 것이다. 한글과 한자를 자유자재로 쓰는 모습과 예술인 글씨체를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천선생님이 1965년 12월22일(수) 동경의 시바파크호텔에서 당시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였던 이종석 선생님에게 글을 쓰셨다. 1933년에 태어나신 이종석 선생님은 중앙일보 기자를 거쳐 호암미술관 관장을 역임하시고 짚풀생활사 박물관에 457점의 유물을 기증한 언론인이셨다. 1965년 당시 천선생님은 42살이셨고 이종석선생님은 7살 연하인 35세의 팔팔한 중앙일간지 문화부 기자셨다. 일본에서의 활동을 문화부 기자이셨던 이선생님에게 쓴 글이다.

이 글은 세상에는 처음 공개되는 내용으로 천경자 선생님의 글씨체와 당시의 느낌 그리고 활동을 증명해주는 자료로 아마 천경자 선생님이 나를 통해 많은 분들에게 그 당시를 생생하게 알려주시려고 하신 것 같다. 

이종석 선생 

오래동안 소식 드리지 못했습니다. 안녕하신지요
덕분(한자)에 개전(한자약자)마치고 지금 이 그림 엽서에 있는
동경(한자)타와(가따가나)바로 옆의 시바타워호테루(한자 가따가나)에서 묶고 있습니다.

제가 늦게 와서 신문사인사(한자)가 늦어 지상(한자)으로는 산케이외(가따가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만 "미즈에"(일본의 유명한 미술잡지사)에서 원색판(한자)을 찍어갔고 "산사이(삼채 한자)"에 크게 평(한자)이 나옵니다. 그리고 1967년5월 자생당갤러리(시세이도 개러리 - 화장품회사)에서 삼국(사)전을하기로 예약이 되었읍니다.

세기신이찌, 오오까신, 가호꾸린메이 여러사람이 와서 이야기 나눌수 있었읍니다. 년내(한자)에 귀국(한자)한 즉기 뵈옵겠습니다.

호텔보케(가따가나 - 보께:호텔생활에 젖어서 편하고 리렉스한 상태)가 되어 편지쓰기가 힘듭니다. 예부장(한자)님, 손여사(한자)손(한자)기상님(님만한자)에게 안부(한자)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히게십시요

 

이종석 선생 (한자)

대한민국(한자)서울 특별시(한자)

중앙일보문화부(한자)

 

어(에서라는 일본어한자) 동경(한자) 시바 파아크(한자 가따가나)호테루(가따가나)

천 경자(한자)

 

감수는 일본분이신 마쯔모또 선생님이 도와주심

 

이 엽서가 천경자화보

1965

10월 신문회관에서 제8회 개인전을 열었다.

여, 꽃, 석양머리, 화무, 초혼등 22점 출품

12월 일본 동경의 이토화랑에서 두번째 일본전을 열었다.

일본 저명 미술지 "미즈에"에 작품 "여인들"이 원색화보로 실림.

이무렵 "여상"지에 "언덕위에 양옥집"이란 제목의 수필을 연재함

이후 책으로 발간됨 

에 나오는 내용이다.

미술을 통해 이종석 선생님(1933-1991)을 존경하게 되었고 미망인이셨던 인태숙여사와 교분을 쌓았다. 인태숙여사는 자상하면서도 격려를 아끼지 않은 훌륭한 분이셨고 소장하셨던 467점의 고가구를 아낌없이 기증하신 분이셨다. 인태숙여사로부터 다른 작품들도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었고 결국은 내가 정리를 해서 다음 세대로 넘어가야 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 보면 경제적으로는 힘들었지만 6-70년대가 낭만이 있었지 않나 싶다. 엽서에 이쁜 한자와 한글을 자유자재로 써가면서 자신의 상황을 알리는 천경자 선생님의 모습에서 애틋한 그리움과 낭만을 느껴본다. 그당시 천선생님은 일본전시회일로 감정도 상하고 기분도 그리 안좋았었다는 글을 읽었다. 하지만 당신이 공부하고 졸업한 동경에서 전시회를 연다는 뿌듯함은 있었을 것이다.

요즘 공부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본다. 책도 많이 읽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전문가라도 초빙하던지 배우러 다녀야할 것 같다. 천선생님의 엽서한장에 많은 의미가 있음을 느낀다. 

2010년 9월21일 화요일 0시35분 회사에서 일을 하는중에 쓰다. 

내일부터 추석연휴라 일본에서 일이 많이 들어와 있어서 새벽 6시30분까지 일을 해야할 것 같다. 깜깜한 어둠이 내린 창밖에 내리는 비가 정겹게 느껴지는 것은 가을이 가깝게 다가옴을 느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