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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9-29 23:30
천칠봉 - 추국(가을 국화)
 글쓴이 : 최고관리자 (124.♡.0.82)
조회 : 3,239  

오늘은 날씨가 쌀쌀해졌다. 무더운 것보다는 가을이 오는 것 같아 오히려 마음도 편하고 몸도 가쁜하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면 더할 나위없겠지만 이정도면 행복하다. 돌아가신 어머니에게서 우리 오형제는 삶의 교훈을 많이 얻었다. 어머니는 위만 보지 말고 아랫쪽도 볼줄 알아야 인생이 즐겁다라는 말씀을 하신적이 있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 키가 크고 멋진 남자, 얼굴이 이쁘고 날씬한 여자가 되고 싶은 것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욕망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다. 세월이 흘러갈 수록 눈에 보이는 외면의 모습보다는 내면의 모습이 더 빛을 발한다. 김기영감독님의 "하녀"에서 주인공을 했던분의 기사가 나왔었다. 20대 초반에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이쁘고 귀엽고 깜찍한 외모를 가진분인데 지금은 브라질에 거주하고 계시다고한다. 옛모습은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평범한 할머니가 된 모습을 보고 세월의 무정함과 무상감을 느꼈다. 그분은 열심히 공부도 하고 손자손녀들과 지낸다고 하시니 세월에 의해 수려한 외모는 사라졌지만 내면은 맑고 아름다울 것이다. 가을날 편안하게 울긋불긋 물들어가는 나무들을 보면서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이 더 그리워진다.

오늘 가을이 왔다는 것을 내가 느낀 것은 나도 모르게 샹송과 칸초네가 맴돌며 음들이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하늘은 우울한 빛이었고 바람은 불고 나뭇잎이 흔들리며 마음이 허전해졌다. 가을이 살며시 기대어 온 것이다. 가을에 편지를 쓰는 사람은 아름답다. 고등학교때 연서를 주고 받는 설레이는 마음이 또한 아름답다. "가을에 편지를 쓰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라는 노래도 있고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랑"도 있고 "나뭇잎이 떨어지고 나뭇잎에 쌓여서 우리의 사랑이 사라진다해도" "모닥불 피워놓고..." 가을의 사랑은 깊고 정겨운것인가보다. 가을에는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1964년 가을 한 남자가 자신이 제일 잘하는 그림을 그려 최성만 형에게 기증했다. 늦가을에 국화를 그려서 아마도 좋아했거나 또는 존경하는 형에게 준 것 같다. 1964년 12월9일 그린 이 그림의 제목은 가을 국화다. 그림을 보는 즐거움은 그림자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캔버스 뒤에 작가가 써놓은 글과 내용이 그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주어 즐겁다. 형식적으로 써놓은 것도 있고 무성의하게 써놓은 것도 있으며 아예 안써놓아서 후대 사람들에게 감정까지 하게끔하는 경우도 있다. 이 화가는 1964년 늦가을 어느날 오후 좀 늦은 시간에 청자빛 화병에 하얀,노란,자줏빛 국화를 꽂아놓고 가을의 이미지를 느끼면서 그린 것 같다. 뒷배경을 보면 그림자가 넓게 펼져져있고 햇살이 청자빛 화병 바로 앞에까지 든 것을 보고 추측해본것이다. 늦가을 오후여서 그런지 꽃들의 색감들이 선명하고 아름답다. 

천칠봉선생님은 풍경화를 많아 그리신분이다. 그분의 풍경화는 특별하지도 않고 수수한 느낌을 주어서 그런지 화단에서는 높게 평가를 받지 못하고 계시다. 1920년에 태어나셔서 1984년에 돌아가신 전형적인 풍경화가이다. 천칠봉선생님의 다른 그림들을 보기는 했지만 마음이 안갔는데 이 작품은 가을 국화를 세밀하게 색감을 잘살려 그린 작품이다. 6년동안 걸어놓으면서 보고 있는데 처음 느낌이 계속가는 것 같다.

천선생님이 45살 가을에 그린 추국을 보면서 가을도 느끼고 그 당시의 상황도 재미있게 추리를 해본다. 2010년 올 가을에도 여느 때처럼 낭만과 행복이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하길 기원해본다.

2010년 9월29일 수요일 늦은 저녁 11시15분 사무실에서 추국을 바라보면서 글을 쓴다.